영화 리뷰 아웃사이더(The Outsider), 실제 야쿠자랑은 많이 다른데?
감독: 마르틴 산블리트 Martin Zandvliet
주연: 자레드 레토 Jared Leto, 아사노 타다노부 Asano Tadanobu, 쿠츠나 시오리 Kutsuna Shioli
상영시간: 120분
스포일러 없습니다.
손가락 절단 장면이 여과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잔인한 장면을 못 보시는 분은 영화를 보실 때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글에 인용된 출처들은 "[1]" 과 같이 표기하고 맨 하단에 주소를 링크하였습니다.
영화 아웃사이더 줄거리
다른 야쿠자들과 눈도 못 마주치던 닉 로웰은 시로마쓰파에서 야쿠자로서 성장하게 됩니다.
영화 아웃사이더 The Outsider 는 1954년 2차 대전 종전 후 연합군 점령하 일본의 오사카 감옥의 수감자인 닉 로웰(자레드 레토)이 시로마쓰파 야쿠자 기요시(아사노 타다노부)의 목숨을 우연하게 구하게 된 인연으로, 출소 후 시로마쓰파의 단순한 심부름꾼에서 조직의 중간보스로 성장하게 되는 스토리입니다.
영화 아웃사이더 캐스팅 비화
매그니토, 다니엘 에스피노사, 톰 하디, 타카시 미이케, 자레드 레토
제작 초기 단계에는 주인공 닉 로웰 역에 마이클 패스밴더가, 감독으로 다니엘 에스피노사가 고려되었다고 합니다[1]. 이후에 타카시 미이케가 감독으로 톰 하디를 주연으로 제작 될 예정이었으나 톰 하디가 프로젝트에서 빠지면서 타카시 미이케도 뒤따라 하차합니다[2]. 자레드 레토가 출연하기로 확정 된 뒤 머리와 턱수염을 길러 닉 로웰을 연기할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3]. 재작년~작년쯤에 대전(아마도?) 길거리에서 배우 현빈씨를 마주친적이 있었는데, 수염을 엄청 기르고 계셨었습니다. 왜 기르시냐고 여쭤보니 어떤 배역을 맡을지 몰라서 수염을 관리하고 있다고 하셨었는데, '와... 참 배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레드 레토도 저 정도 수염을 기를려면 1년 정도는 길러야 할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레드 레토는 연기력으로는 이미 검증받은 배우닙니다. 저는 30 seconds to mars 의 보컬인줄만 알았고, DC가 대차게 말아먹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조커를 연기한 배우로만 알았는데,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에서 이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인줄은 몰랐습니다. 연기도 되는데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스토리나 연출을 떠나서 주인공 보는 맛으로 영화를 보는 분도 있었을법 합니다.
진짜 야쿠자랑은 많이 다른데?
3.1 닉 로웰의 낙하산빨 초고속 진급
닉은 기요시의 은인으로써 시로마쓰파의 일원이 되게 되는데, 조직 내에서 여러가지 일을 완수하며 6개월만에 핵심멤버 자리까지 승격하게 됩니다. 실제 야쿠자 멤버와 인터뷰를 한 글에 따르면 원래 야쿠자 조직안에서 승격이란 개념이 없는건 아니지만, 보통 6단계 정도의 계급이 있는데 각각의 계급에서 공을 세워서 2번째 단계까지 승격하려면 최소한 몇년은 걸려야 한다고 합니다[4]. 그래도 뭐... 영화니까 닉이 초고속 승진을 할 수도 있죠.
3.2. 야쿠자들이 하는 일본 전통 문신 이레즈미
닉의 완성된 이레즈미가 나오는 장면, 미유의 등에 그려진 이레즈미
닉 로웰은 일본식 타투인 이레즈미를 등에 그려넣습니다. 폭포를 거슬러 타고 올라가 용으로 승천하기 직전의 잉어를 그려넣는데요. 이는 야쿠자들 사이에선 조직 내에서 계급(혹은 직급)이 상승하길 바라는 기원을 의미한다고 합니다[5, 6]. 문신을 그려넣을 때쯤 닉 로웰은 조직에서 꽤 높은 자리를 이미 차지하고 있으니, 이는 좀 어색한(?) 혹은 이상한(?) 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제작진의 사전조사가 모자랐겠죠?
또한, 이레즈미를 그리기 전에 고객은 이레즈미 장인인 '호리시' 와 면담을 통해 어떤 소원을가지고 이레즈미를 그려 넣을지 결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닉 로웰은 미유(쿠츠나 시오리)에게 자기 몸에 그려지는 이레즈미에 담긴 뜻을 듣고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됩니다.
3.3. 야쿠자들이 사죄를 위해 손가락 자르는건 오토시마에가 아닙니다.
시로마쓰파는 상대 조직인 세이즈파에게 사죄의 의미로 잘못을 저지른 조직원의 손가락을 잘라 곱게 포장하여 보냅니다.
닉은 시로마쓰파의 야쿠자 보스에게 사죄하기 위해 스스로 왼손의 손가락 2마디를 잘라냅니다. 이렇게 손가락 마디를 잘라내어 사죄하는 것을 영화에선 '오토시마에' 라고 부른다고 하지만, 원래 오토시마에는 싸움을 결말짓기 위해 무엇인가를 지불하는 것을 의미합니다[7]. 사죄의 의미로 손가락 마디를 잘라 끊는 것은 오토시마에가 아니라 '유비츠메' 라고 부릅니다[8].
유비츠메는 현대 야쿠자의 전신인 떠돌이 도박꾼 '바쿠토'에서 비롯된것으로, 도박 빚을 갚을 수 없는 경우, 유비츠메를 하여 상환을 대체하는 형식이었다고 합니다. 일본식 검도에선 새끼손가락으로 자루를 꽉 잡는 것이 중요한데, 손가락 마디를 자름으로써 약해지게 되고 전투에서 조직의 대장에게 더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 아웃사이더, 어떤데?
제가 재밌게 봤던 느와르 영화의 대표작들은 신세계, 무간도, 대부입니다. 세 영화 모두 주인공의 성장과 심리묘사가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신세계와 무간도는 이자성(이정재), 유건명(유덕화), 진영인(양조위)의 경찰과 조직폭력배로서의 정체성 사이의 갈등, 주어진 상황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성장을 보여주었고 대부의 마이클 콜레오네(알 파치노)는 평범한 군 장교였던 마이클이 패밀리의 냉혈한 보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잘 그려냈죠.
그런데...
가장 맘에 드는 포스터로 골라봤습니다.
영화 아웃사이더의 주인공 닉 로웰은 영화 처음부터 순 나쁜새끼입니다. 이미 완성된 나쁜새끼에요. 처음 시로마쓰파의 심부름꾼으로서 찾아간 공장에서 대화로 해결이 되지 않자 공장장 머리를 크고 무거운 타자기로 냅다 찍습니다. 억울하게 감옥을 간 착한 사람이 악당이 되어가는 스토리도 아니고, 주인공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지도 않고, 피튀기는 액션이 빵빵한 영화도 아닙니다.
닉 로웰이 왜 감옥에 갔는지 자세하게 나오지도 않습니다. 그의 과거사가 왜 야쿠자로서 일본에서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설명하긴 하지만, 제가 여러번 볼정도로 정말 재밌게 봤던 다른 느와르 장르의 영화처럼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깊이 있게 다가오진 않습니다. 과거사에 대한 얘기를 잘 풀어갔다면 닉 로웰이 한 층 더 깊이 있는 캐릭터가 됬을지도 모르지만 연출을 못 했다면 영화가 더 지루해졌을테니 과거사를 길게 끄집어내지 않은 것이 더 나았을것 같기도 합니다. 닉 로웰이 어쩌다보니 연줄이 생겨서 야쿠자가 됬고, 운 좋게 몇번의 활약을 통해 높은 지위를 얻었고, 조직 내외부의 갈등이 생겨서 주인공이 그걸 해결하는 그런 영화입니다.
주말 밤에 맥주 한 캔 까면서 느긋하게 보기엔 나쁘지 않지만, 데드풀에 유키오로 나왔던 쿠츠나 시오리의 미유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제가 이 영화를 두번 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출처:
[1] https://wegotthiscovered.com/movies/daniel-espinosa-michael-fassbender-eyed-black-list-approved-outsider/
[2] https://www.cinemablend.com/new/Tom-Hardy-Takashi-Miike-Depart-Outsider-41220.html
[3] https://deadline.com/2016/04/jared-leto-starring-action-thriller-the-outsider-movie-1201732428/
[4] https://theconversation.com/the-outsider-your-average-yakuza-wouldnt-recognise-himself-in-this-movie-93297
[5] https://theconversation.com/the-outsider-your-average-yakuza-wouldnt-recognise-himself-in-this-movie-93297
[6] https://www.irezumiart.co.uk/irezumi-symbology/
[7] https://jlearn.net/Dictionary/Browse/1775630-otoshimae
[8] https://en.wikipedia.org/wiki/Yubits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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