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about


감독: 잭 힐디치 Zak Hilditch


출연: 카르멘 에조고 Carmen Ejogo, 테오 로시 Theo Rossi, 엠마 그린웰 Emma Greenwell


상영시간: 85분


스포일러는 맨 아래 줄거리 부분에만 있습니다.


영화 래틀스네이크, 어때?




영화 제목부터 보겠습니다. 래틀스네이크 Rattlesnake, 우리말로 번역하면 방울뱀이죠. 이 영화는 주인공의 어린 딸 클라라가 텍사스의 벌판에서 방울뱀에게 다리를 물리며 모든 사건이 시작됩니다. 영화를 보셨다면 아마 공감하실것 같은데요, 영화 포스터의 모래시계 속 방울뱀은 이 영화의 갈등구조를 가장 함축적으로 묘사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울뱀으로부터 시작된 사건과, 1시간, 1분, 시간에 쫓기는 주인공의 심리를 모래시계로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배우들이 대부분 아주 유명한 분들은 아니기 때문에 인물을 강조한 포스터보다는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래틀스네이크는 보고 있으면 좀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주인공 카트리나가 딸을 살리기 위해서 범죄를 저질러야만하는 상황인데, 자꾸만 망설이면서 일을 망치고 그걸 다시 수습하는 과정들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그냥 찔러!!', '그냥 쏴!!' 같은 생각이 영화를 보는 동안 떠오르지만 진짜 주인공이 그냥 찌르고 그냥 쏴버리면 영화가 20분만에 끝났겠죠. 이 영화가 재밌는 점은 딸 클라라를 치료해준 여인의 힘에 대한 미스테리함과 공포가 주는 분위기도 있지만 주인공에 대한 심리묘사가 잘 이루어진 부분이 좋았습니다.




어렸을때 누구나 어떤 잘못을 저질러 봤을 겁니다. 저는 밤에 엄마 몰래 컴퓨터를 쓸 때 마우스 클릭 소리 하나 하나가 천둥치듯 크게 들려서 손에 이불을 덮어 놓고 쓰던 기억이 있습니다. 잭 힐디치 감독은 주인공 카트리나가 범죄를 저지르려하는 순간 주변의 소음 하나 하나가 엄청 크게 들리고, 누군가가 금방 이곳에 와서 들킬것만 같은, 나쁜짓을 하기 직전의 두려움, 망설임, 심장박동을 잘 묘사했습니다. 주인공이 일을 마무리지으려는 순간 순간마다 그걸 보고 있는 저도 같이 심장이 두근두근 대는게 느껴졌습니다. 스릴러 영화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이 답답하고 갑갑하지만, 돌이켜보면 평범한 일반인이 살인을 결심해야 한다면 저렇게 망설이고 두려워하는게 정상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영화 래틀스네이크의 출연진중 제가 이미 알고 있던 배우는 테오 로시 한명 뿐이었습니다. 마블 시리즈 드라마 루크 케이지에서 비정하면서도 의리있는 갱스터 셰이즈로 출연했죠. 제가 배우들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끼는 순간 중의 하나는 배우들이 콧물을 흘리며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저는 배우가 아니지만 필요할 때 눈물을 흘릴 수 있기 때문에 눈물 연기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자의적으로 아무런 감정변화 없이 콧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래서 배우가 콧물을 흘리며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배역의 감정에 온전히 몰입해서 연기한다고 느껴집니다. 콧물이 대단하다고 느낀다는게 말이 좀 웃기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대단한건 맞는거 같아요.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서 자세하게는 못 쓰지만, 주인공 카트리나를 연기한 카르멘 에조고의 마지막 10분동안의 연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 래틀스네이크를 보고 있으면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 데블과 1991년 10월에 방영된 기묘한 이야기의 '뉴스의 아저씨' 에피소드가 생각납니다. 저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을 꽤 좋아해서 이 분이 참여한 영화는 라스트 에어밴더를 빼고는 전부 챙겨봤는데, 그 중에 두번째로 좋았던 영화입니다. 2~3년마다 한번씩은 다시 보는 것 같네요. 이 영화 또한 미스테리한 힘에 대한 공포를 잘 묘사했습니다.



기묘한 이야기 '뉴스의 아저씨' 에피소드 풀 영상입니다. 영화 래틀스네이크와 이 에피소드의 시청 순서에 상관 없이 두 영상을 모두 보신다면 왜 제가 이 에피소드가 떠올랐는지 확실히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묘한 이야기는 재밌으니까 영화 래틀스네이크와 상관 없이 한번쯤은 그냥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화 래틀스네이크 시놉시스




황무지 한가운데에서 치명적인 독사에 물린 딸아이 클라라, 그런 클라라를 신비한 힘으로 치료한 의문의 여자. 이제 아이의 엄마 카트리나는 그녀에게 영혼은 영혼으로 대가를 치러야 함을 알게 된다.



영화 래틀스네이크 OST


Moon dawging - Margaret Lewis and Mira Smith

I fall to pieces - Patsy Cline



영화 래틀스네이크 줄거리


싱글맘 카트리나 리지웨이는 딸 클라라와 그녀의 어머니를 만나러 차를 타고 미국을 횡단하는 중, 황무지 한복판에서 타이어가 펑크나버린다. 카트리나가 혼자 타이어를 교체하던 중 클라라가 방울뱀에 물린다. 방울뱀의 독 때문에 클라라의 상태가 빠르게 악화되는 중에 카트리나는 황무지에 서있는 트레일러에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트레일러의 주인은 클라라를 치료해주는 대가는 나중에 얘기하자고 하며 아이의 상태가 나빠지고 있으니 클라라는 자기에게 맡기고 일단은 병원에 갈 수 있도록 차부터 고치라고 내보낸다.


차를 수리하고 돌아온 카트리나는 치료해준 여인은 사라지고 클라라가 다리에 흉터 하나 없이 완벽하게 치료받은 것을 발견한다. 아이의 상태가 다시 나빠질지 모른다는 걱정과 함께 병원에 도착한 카트리나는 클라라에게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오히려 의료진은 카트리나의 정신상태를 의심한다. 병원에서 잠든 클라라가 깨어나길 기다리던 카트리나에게 정장 차림의 사내가 찾아온다. 사내가 보상 문제 때문에 찾아왔다고 하자 카트리나는 가입해둔 보험이 있다고 얘기하지만, 사내는 그 보상이 아니라고 말을 자르며 영혼에는 영혼으로 갚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카트리나가 무슨 영문인지 이해하지 못하자 사내는 클라라를 다시 뱀에 물려 사경을 헤매는 상태로 만들어보이며 오늘 일몰 전까지 영혼은 영혼으로 갚아야 한다고 말하고 두려움에 떨던 카트리나는 긴급히 의료진을 호출하며 도움을 구하지만 그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사내는 사라지고 클라라는 평온하게 자고 있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카트리나는 차를 끌고 클라라를 치료해준 트레일러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지만 트레일러는 온데간데없다. 황무지 한복판에서 망연자실해있던 카트리나에게 도로를 지나가던 트럭에서 운전기사가 내려 다가오고, 자신의 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 도움을 주려는줄 알았던 카트리나는 자신은 괜찮다고 외치지만, 가까이 다가온 트럭운전사는 머리에 구멍이 난 채로 영혼에는 영혼으로! 를 외칩니다.


다시 병원에 돌아온 카트리나는 맞은 편 모텔의 컴퓨터를 통해 자신을 찾아온 정장 차림의 사내와 트럭 운전사 모두 이 지역에서 이미 살해당한 사람임을 확인하고는 정말 영혼에는 영혼으로 갚아야 함을 믿게 됩니다. 병원으로 돌아간 카트리나는 맞은편 병실의 오늘을 넘기기 힘든 환자를 죽이려 하지만 그녀가 망설이는 동안 죽어버리고 카트리나의 계획은 실패합니다.


누구를 죽여야 하는가 죽어도 되는 인간이 있는가 고민을 하던 카트리나 앞에 여자친구에게 폭력을 일삼는 빌리가 눈에 띄게 됩니다. 빌리를 미행한 카트리나는 그의 주소를 확인하고 총포상에 가지만 텍사스 주민이 아닌 카트리나에게 총포상은 총을 팔 수 없다고 합니다. 딸을 지키기 위해 총이 필요하다고 애걸하는 카트리나에게 총포상은 총기 밀거래상의 주소를 알려주고, 카트리나는 일몰까지 2시간을 남겨두고 총을 구입합니다.


총을 챙겨서 황무지에서 사격 연습을 하는 카트리나는 겨우 5미터 정도 거리에서야 물병을 명중시킵니다. 가까이서 총을 쏴야 하기 때문에 빌리의 집에 침입하기로 결정한 카트리나는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그의 집에 몰래 들어갑니다. 그녀는 빌리의 뒤를 잡지만 쏠 수 있었던 기회를 망설이다 놓치게 되고 옷장안으로 숨게 됩니다. 옷장 안에서 둘의 대화를 엿듣던 카트리나는 빌리의 여자친구 애비가 빌리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고, 그녀가 가위를 만지작 거리며 빌리를 찌를지 고민하는 것을 보고 빌리를 죽이기로 마음을 굳힙니다. 옷장에서 나온 카트리나는 빌리에게 총구를 들이밀고 차고로 끌고가 그에게 트럭을 운전시켜 집을 빠져나갑니다.


황무지에 도착한 카트리나는 빌리에게 트럭에서 내리라고 하지만 빌리는 트럭에서 내리면 자기를 쏴 죽일것이 아니냐며 울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그 모습에 카트리나가 흔들린 사이 빌리는 카트리나를 넘어뜨리고 도망간다. 카트리나는 빌리를 쫓아가지만 놓치게 되고 협곡 한 가운데에서 또다른 살해당한 영혼을 만난다. 일몰까지 시간이 얼마 없음을 안 카트리나는 자살을 결심하고 딸에게는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애원한다. 영혼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카트리나는 핸드폰으로 클라라에게 남길 유언을 녹화한다. 유언을 녹화하던 중 빌리에게 기습을 당한 카트리나는 기절했다가 깨어나지만 이미 총은 빌리에게 빼앗긴 상태. 카트리나는 미리 양말안에 준비했던 과도를 꺼내서 자기 목을 찌르며 자살을 시도한다. 카트리나의 모습에 당황한 빌리는 발 밑에 있던 방울뱀을 보지 못하고 물리며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다 죽어가는 빌리를 본 카트리나는 절벽을 내려가 빌리의 목숨을 끊고 다시 트럭으로 돌아가 트럭을 폭파시킨다. 병원으로 걸어가는 카트리나의 뒤에 클라라를 치료해준 의문의 여인과 여인 때문에 살해당한 영혼이 나타나고 그녀를 멀리서 바라본다. 그들을 두려운 눈으로 쳐다보던 카트리나는 그들을 뒤로 하고 병원으로 돌아간다. 클라라와 함께 그림그리기 놀이를 하던 카트리나는 클라라가 의문의 여인을 그린 그림을 발견하고 다시 두려움에 떨게 된다. 모녀는 다음날 아침 일찍 병원을 떠나고 카트리나의 어머니집을 향해 출발한다. 도로 위에 히치하이커가 있다는 클라라의 말에 카트리나는 히치하이커의 얼굴을 보는데, 그 히치하이커는 분명히 그녀가 죽인 빌리였다. 카트리나는 클라라에게 "진짜 히치하이커를 봤니?" 라고 묻고, 클라라는 봤다고 대답하며 영화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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