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리뷰 데어데블, 배트맨 트릴로지를 드라마로 만들었다면 이런 느낌이었을듯

스포일러 없습니다.

마블 코믹스의 데어데블을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마블 드라마 시리즈 데어데블은 미쳤습니다.

미쳤어요. 진짜 쩔어요. 일단 시즌별 예고편입니다.

시즌1 예고편

시즌2 예고편

시즌 3 예고편

출연: 

찰리 콕스(맷 머독, 데어데블), 데버라 앤 월(캐런 페이지), 

빈센트 도노프리오(윌슨 피스크, 킹핀), 엘든 헨슨(포기 넬슨), 

윌슨 베설(벤자민 포인트 덱스터, 불스아이), 엘로디 융(엘렉트라)

존 번설(프랭크 캐슬, 퍼니셔)

제작: abc studios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시리즈는 미쳤습니다. 드라마지만 영화를 보는듯 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트릴로지를 드라마로 만들었다면 이런 느낌 아니었을까요?

원작 만화 속 데어데블

daredevil 은 무모하고 저돌적인 묘기를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출처: 네이버 영어사전). 데어데블은 마블 코믹스의 만화 캐릭터로 낮에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시각장애인 변호사 맷 머독이지만, 밤에는 악당들을 뚜까 패고 다니는 밤의 자경단원입니다.

만화 표지의 데어데블과 드라마 데어데블 시즌2의 포스터 속 데어데블, 이 드라마의 분위기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포스터라고 생각합니다.

만화 표지에서 볼 수 있듯이 데어데블은 아크로바틱 묘기를 특기로 하는 영웅입니다. 어릴때 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눈으로 들어가 시각을 잃지만, 다른 모든 신경이 초인 수준으로 발달하게 되어 청각을 통해 일반인이 보는 것과 비슷하게 볼 수 있게 됩니다. 아래 동영상은 2003년에 제작된 영화판 데어데블의 한 장면입니다.

이렇게 데어데블은 마치 초음파를 이용해 거리를 탐지하는 박쥐처럼 주변의 소리를 통해 사물을 인지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상대방의 심장박동을 듣고 거짓말을 구분하거나, 예민한 촉감을 통해 온도를 '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 속 데어데블

세번째 얘기하지만 이 드라마는 미쳤습니다. 왜 미쳤는지 얘기하기 전에 아래 영상부터 보시길 바랍니다.

데어데블 시즌3 에피소드 4편에 나오는 감옥 전투 장면입니다. 이 영상은 총 4분정도 밖에 안되지만 실제 드라마속에선 약 11분간의 롱테이크로 보고 있으면 "이거 영화인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긴장감있게 영상을 잘 뽑았습니다. 진짜 미친것 같아요. 얼마나 멋진 장면인지 위 영상은 유투브 조회수 53만을 찍었습니다. 드라마를 보고 있자니 크리스토퍼 놀란이 감독한 배트맨 트릴로지가 생각나더군요.

데어데블은 전형적인 다크히어로입니다. 다른 다크히어로의 가장 큰 예는 배트맨이 있겠네요. 배트맨은 악당을 죽이진 않지만 악당짓을 못하도록 팔다리를 부러뜨리고 허리를 꺾어서 불구로 만들죠. 데어데블도 비슷합니다. 범죄자의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다른 범죄자를 심문할때 대답하지 않으면 옥상 위에서 밀어버린다는 협박을 하면 악당들은 "어디 한번 해보시지" 라고 대답하지만 데어데블은 "여기서 떨어져도 죽진 않아" 라고 대답하며 옥상에서 밀어버립니다. 그리고 1층으로 내려가서 원하는 대답이 나올때까지 뚜까 패죠.

그러면서도 낮에는 인권변호사로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시즌이 진행되며 거짓말하는 변호사라고 언론에 질타를 받기도 하면서 변호사로서 명예에 흠집이 나며 멘탈이 나가기도 합니다. 밤에는 데어데블로 활동하며 정말 처절하게 싸웁니다. 다른 히어로처럼 몇백 킬로그램의 차를 집어던질 정도로 힘이 강한것도 아니고, 누구처럼 방탄도 아닙니다. 그냥 감각이 예민해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을 뿐. 그래서 범죄자가 휘두르는 쇠파이프, 야구배트에 맞아가며 싸웁니다. 사라지는 뒷모습은 피를 흘리고 다리를 절뚝거리죠. 다른 마블 시리즈에 나오는 히어로들보단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시즌들

데어데블은 사전제작, 19세 미만 시청 금지인 드라마답게 시나리오, 연출, 캐릭터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여과없는 폭력등으로 비평가들과 시청자 모두에게 호평을 받는 성공적인 드라마 시리즈입니다.

데어데블을 연기한 찰리 콕스의 연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데어데블은 맹인이라 위 영상에서도 보이듯이 초점이 없는 듯한 모습을 액션연기를 하면서도 끝까지 잘 유지한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덕분에 찰리 콕스는 데어데블에서 선보인 맹인 연기로 큰 호평을 받아 미국 맹인 재단으로부터 헬렌 켈러 상을 수상하기도 합니다.

이 시리즈의 연출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드라마의 오프닝 영상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오프닝은 피를 묘사한 듯한 붉은 액체가 흘러내리며 한손엔 칼을 다른 한손엔 저울을 들고 있는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의 모습을 이루며 시작합니다. 이는 마치 맹인(눈을 가린)인 변호사(저울) 맷 머독이 밤에는 자경대(데어데블)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중의적 묘사라고 생각합니다. 이후에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뉴욕의 상징물들을 보여주죠. 가난한 지역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옥상의 물탱크부터 부자들을 상징하는 듯한 대형 빌딩, 그리고 시즌 1의 폭력 조직들의 이권다툼을 묘사하는 듯한 건축중인 빌딩 단지, 마지막으로 피로 물든 듯한 데어데블의 뒷모습으로 오프닝 장면은 끝납니다.

떡밥 회수 안하고 밍숭맹숭하게 끝난 히어로즈, 여전히 주인공들은 도망치는 신세로 끝나는 센스8

미드를 보다 보면 시즌이 끝날때 스토리가 완결되지 않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다음 시즌에 대한 중요한 떡밥을 던져 놓고 스토리가 완결되지 않은 채 시즌이 끝나버리는 '로스트', '프리즌 브레이크', '히어로즈' 같은 드라마들이 있었죠. 그런데 종종 이런 상태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다음 시즌 제작이 취소되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가장 아쉬워하는 미드인 '센스8' 이 그런 경우입니다. 이런 식으로 다음 시즌이 취소 되어버리면 "그래서 주인공은 탈출함?', "그래서 주인공은 여자친구 다시 만남?", "그래서 주인공은 어떻게 됨??" 같은 궁금증만 가진채로 모든게 끝나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데어데블은 아주 고맙게도 각각의 시즌들이 이어지지만, 각 시즌이 하나 하나의 완결된 스토리를 가집니다. 아쉽게도 현재 시즌 4가 취소(아래에서 더 자세하게 얘기할겁니다.) 되었지만 시즌 3에서 스토리가 완결되어서 아주 깔끔하게 끝났습니다. 다음 시즌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주요한 스토리는 다 정리가 되었기 때문이죠.

데어데블, 킹핀, 퍼니셔, 엘렉트라, 불스아이

등장인물들도 데어데블을 제외하면 초능력이 존재하지 않고 개인의 훈련된 기술들로만 격투를 벌입니다. 초능력이 존재하는 데어데블마저도 악당들에게 엄청 두들겨 맞아가며 처절하게 싸우죠. 등장하는 악당들의 악행도 납치, 인신매매, 마약거래, 불법무기거래, 부동산 사기 등등 현실에서 꽤나 있을법한 것들이라 시청자에게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이 드라마가 흥행할 수 있었던 큰 요인중에 하나죠.

시즌 1에선 숙적 킹핀과의 대립을 통해 데어데블의 히어로로서의 성장과 킹핀의 빌런으로서의 자각을 잘 표현하고 있고 시즌 2에선 퍼니셔와의 대립으로 인한 데어데블의 불살주의에 대한 회의감, 엘렉트라로 인한 맷 머독의 변호사로서의 몰락과 데어데블로서의 분노, 파괴적 본능, 악의 조직 핸드와의 결전을 시즌 3에선 돈과 권력으로 법과 질서라는 시스템 위에 군림하는 킹핀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궁지에 몰릴대로 몰려서 자신의 신념인 불살주의를 포기하고 킹핀을 반드시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움직이는 데어데블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즌 4 취소, 이만큼 흥행한 시리즈를 왜??

데어데블 시리즈는 비평가와 시청자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시즌4는 취소되었습니다. 기존 13부작으로 제작되던 시리즈가 길어서 늘어진다는 비평에 넷플릭스 측에선 6~8화 정도로 줄여서 다음 시즌을 만들려 했으나, 마블 측에서 이를 반대했고 조정과정에서 마블 판권을 소유한 디즈니가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범하면서 시리즈 제작이 엎어진것 같습니다. 디즈니가 가지고 있는 마블의 판권을 완전히 넷플릭스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상황에서 제작비도 감당해야 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거라는 얘기죠.

어찌됬던 현재까지 제작된 시리즈들은 건들지 않기로 했다고 하니, 디즈니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범하더라도 넷플릭스에서 데어데블을 비롯한 제작 완료된 마블 드라마 시리즈들은 계속 시청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넷플릭스 마블 드라마 시청순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시된다는 가을전까진 디펜더스에 속한 드라마 시리즈는 전부 보려고 합니다. 아래는 디펜더스 관련 히어로 드라마 시리즈와 퍼니셔의 스트리밍 시작일 순서입니다. 해당 순서대로 드라마를 정주행하면 됩니다.

데어데블 시즌1 → 제시카 존스 시즌1 → 데어데블 시즌2 → 루크 케이지 시즌1 → 아이언 피스트 시즌1 → 디펜더스 → 퍼니셔 시즌1 → 

제시카 존스 시즌2 → 루크 케이지 시즌2 → 아이언 피스트 시즌2 → 데어데블 시즌3 → 퍼니셔 시즌2

각 드라마의 공개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데어데블 시즌1 2015년 4월 10일

제시카 존스 시즌1 2015년 11월 20일

데어데블 시즌2 2016년 3월 18일

루크 케이지 시즌1 2016년 9월 30일

아이언 피스트 시즌1 2017년 3월 17일

디펜더스 2017년 8월 18일

퍼니셔 시즌1 2017년 11월 17일

제시카 존스 시즌2 2018년 3월 8일

루크 케이지 시즌2 2018년 6월 22일

아이언 피스트 시즌2 2018년 9월 7일

데어데블 시즌3 2018년 10월 19일

퍼니셔 시즌2 2019년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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